2008년 03월 04일
조선일보의 당황스러운 행보
전 설마하니 조선일보에서 식량안보를 운운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식량안보를 외쳐오던 가장 큰 집단을 거의 무분별한 폭도로 몰던 조선일보였으니까요.
다 아시다시피 저는 FTA 체결 때 여러 농민단체들이 농업개방에 반대하며 거론했던 근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식량안보의 개념은 위 기사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식량의 점유권을
둔 배타적 안보권을 이르는 말이죠.
혹시 만화 식객을 보셨나요?
식객 1권인가를 보면 쌀개방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행진이 묘사됩니다. 이때 농민들이 쌀개방에
반대하는 근거로써 중요하게 드는 사항중 하나가 바로 식량안보입니다. 쌀, 그외 각종 먹거리는
한 나라 국민들의 생명 그 자체에 직결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비록 경제적 효율성엔 부담이
되더라도, 식량자원에는 국가경제적인 보호가 요구된다는 것이 그 주요한 내용이었죠.
그런 식량안보의 개념과 가장 극명하게 충돌하는 것이 바로 FTA를 위시한 자유무역적 정책입니다.
이번 한미 FTA에서 나타났다시피, 한국 농업의 개방은 그 FTA의 가장 중요한 내용중 하나였습니다.
그러했기 때문에, 식량안보를 주목했던 여러 농민단체나 시민단체들은 당시 FTA 반대운동을 필사적으로
펼쳤죠.
그 대척점에 서있던 것이 바로 조중동입니다. 조중동은 정부의 FTA 자유무역정책을 적극 동조하여,
그에 반대한 FTA 반대운동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치부했습니다. 조중동의 주장에 있어서,
식량안보는 그저 허황된 주장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당시 조중동의 의견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식량안보라는 개념 자체가 현대 경제학에서는 그리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신고전주의 현대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 각종 언론에서 '글로벌 보릿고개'를 운운하고 식량안보에
호들갑을 떠는 것 자체가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죠. 그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조선일보의 변덕스러운 태도에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공공연히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옹호하며, 그에 의거하여 FTA를 비롯한 각종 농업개방을
옹호해온 바가 있습니다. 이는 학문적인 근거에 의거한 주장이기에, 그 자체로서는 시비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만일 조선일보 측에서 꾸준히 이러한 주장을 견지했다면, 이를 탓하기는 힘들겠죠.
그러나 어제부로 나온 위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180도 다른 입장을 보입니다. 위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돈 주고도 못사먹는 시대"를 말합니다. 일찌기 농민단체에서 수없이 언급했던 슬로건입니다. 이러한
주장을 철저하게 반박, 혹은 무시해왔던 조선일보는 이젠 이를 천연덕스럽게 부제로 언급합니다.
그래도 최소한의 개념은 있는지, 위 문제에 대한 해답을 해외 농지의 확보라 말합니다. 아마 이 문제에
대해서 "국내 식량 증산"을 말했다면 그건 실로 코미디였겠죠 :)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저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식량안보"를 언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조선일보가 써왔던 글들의 논지와는 상치되는 것이죠^^
작금의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식량안보의 문제에 있어서, 저는 진작부터 국내 농업보호를 실천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구태여 해외농지를 확보할 필요없이 확실하게 식량위기를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를 확고부동한 사실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는
아직도 학계에서 계속 연구가 진행중인 문제니까요.
하지만 조선일보가 보여준 논지의 변덕스러운 180도 전환만은 확실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습니다.
뭐, 예전부터 익히 조중동의 황당한 기사들에 대해서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렇게 산
증거를 제 눈으로 직접 보게되다니 참 기분이 뭐시기 하군요.
아, 마지막으로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저는 이 글의 제목을 '조선일보의 병X같은 짓X리'라고
붙이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 by | 2008/03/04 10:48 | 망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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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농사 지을 필요없다고 기초 농사는 다 때려치고 고 부가 산업으로 농업을 탈바꿈해야 한다면서 농촌 개혁을 운운했죠. 물론 농진청도 없앤다 했다가 워낙 반발이 심하니까 다음 국회로 미뤄졌구요.
그런 사람을 지지한 조선일보의 저런 기사는 진짜 뒷통수네요. 뭐하자는 짓거린지 원..
참고로, 이메가바이트의 열혈 지지자셨던 저의 아버지는 농진청 없앤다, 기초 농사 짓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메가바이트를 싫어하시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쌀 시장 보호를 외친 FTA 반대 움직임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식량자원을 둘러싼 갈등에서 크게 문제될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제 글은 원리적인 차원에서 각종 식량자원의 무분별한 개발을 옹호해왔던 조선일보가 난데없이 태도를 전환해서 식량자원 확보를 외치고, 또한 '보호'를 하지 않았던 전 정부를 탓하는 것을 비판하고자 쓴 글입니다. 부디 이 점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좋은 점 일깨워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호감있었던 행동이 애갤 현피 뉴스 띄운 것. 그때부터 호감도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FTA 자체가 식량 안보와 연결되어 비판받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FTA 는 노무현 정부의 큰 공적 중 하나로 기억되리라 기대하는 바입니다^^;